'영업비밀침해'사건 2심서 승소한 세계 3대 골밀도 진단기업체

입력 2023-12-13 15:31   수정 2023-12-13 15:32



골밀도·체성분 진단기기 전문회사에서 퇴사한 뒤 곧바로 창업해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A사 대표와 직원에게 2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방법원 제7형사부(김병수 부장판사)는 지난 11월 30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의료기기업체 A사의 대표 B씨와 전직 연구원 C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를 받는 A사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선 유출한 소스코드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지 않고 고소측 제출 자료의 변조 가능성이 의심된다며 무죄가 나왔다. 하지만 2심에선 유출된 소스코드가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며 제출 자료의 변조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인정 받았다. D사는 이 사건을 2017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A사에 대해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 B씨는 A사의 대표이사로서, 피고인 C씨는 A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기 위해 피해회사의 소스코드를 이용하기로 공모했다”면서, “피고인들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D사에서는 40여 명의 연구원들이 10여 년간 인체용 체성분 분석기를 개발한 반면, A사에서는 설립 후 불과 5개월 만에 단 2명의 직원만으로 동물용 체성분 분석기를 개발·출시했다.

재판부는 또한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범행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의 가치를 폄하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유출된 피해회사의 소스코드 파일은 피해회사가 경험과 노력으로 축적한 결과물로서 그 활용의 방법 및 정도에 따라 피해회사에게 상당한 손해가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D사는 2000년 설립돼 20여 년간 골밀도 진단기 ‘한 우물’을 판 세계 3대 골밀도 진단기 제조회사다. 전세계에 골밀도 진단기를 수출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세계 최대 여성질환 전문 의료기기업체인 홀로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D사의 핵심기술은 수십억 원의 정부지원 사업비 및 100억 원 규모의 자체 연구비를 통해 10여년 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2018년에는 '산업기술유출방지보호에관한법률' 제5조에 따른 첨단 산업기술에 선정된 바 있다. D사 대표는 모 대학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9년, 고(故) 이민화 메디슨 회장 요청으로 골밀도 진단기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KAIST 대학원 선후배이던 두 사람은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골밀도 진단기를 국산화하기로 의기투합했다. 2009년 기존 초음파 방식보다 정밀도를 높인 X선 방식(덱사) 골밀도 진단기를 국내 처음 출시했고 2015년엔 체성분 분석까지 가능한 전신형 골밀도 진단기를 선보였다. D사측은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A사에 대해 민형사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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